Written by 8:22 오후 143호(2026.01)

[나 이렇게 산다]
너의 의미

박애란 전 평택여고 교사, 후원회원

“어떻게 오셨어요?”

서울대 농대 학생과장실에 근무하던 1976년도였다. 청바지 차림의 수더분한 인상의 이수만 씨가 학생과에 찾아왔기에 용무를 묻는 내게 옅은 미소를 띤 그는 대답했다.

“휴학하려고 왔어요.”

농대에서도 커트라인이 높은 농공과 학생이었던 그가 그 후 복학을 했는지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연예계에서도 머리 좋은 그는 성공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1970년대는 수원에 있는 서울대 농대에 한창 연예인 바람이 불고 있었다. 지금은 어마어마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장이 된 가수 이수만 씨를 비롯하여 ‘나 어떡해’로 유명한 록그룹 ‘샌드 페블즈’가 있었다.

2016년 9월에 있었던 서울대 개교 70주년 기념식에는 몇십 년 만에 다시 모인 ‘샌드 페블즈’가 나타났다. 70년대에 농대 강당 앞에서 연습하고 있는 팀원들에게 “뭘 그렇게 맨날 때리고 부숴요?” 내가 농담을 건네면 ‘씩’ 웃던, 나와 시공을 같이 했던 그 창단 멤버들이 왔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괜히 서울대가 아니다. 멤버 한 분 한 분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고 사회에 이바지했는지 경력을 소개할 때마다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푸르른 청춘, 그 찬란한 20대에 만난 친구들이 40년이 지나서도 건강하게 같이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고 행운이다. 이제까지 우리 사회에 갖가지 형태로 이바지해 온 그들의 앞날에 장미꽃잎을 ‘하늘하늘’ 뿌려주고 싶다.

또한 지금도 가수와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창완 씨 삼 형제가 함께 활동하던 ‘산울림’이 있었다. 산울림은 ‘아니 벌써’, ‘산할아버지’, ‘내게 사랑은 너무 써’ 등 부르기 쉽고 친근한 곡들을 계속 발표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불렀다.

“슬픔은 간이역에 코스모스로 피고….”

이 아름다운 가사는 산울림의 ‘너의 의미’ 중 한 소절이다. 2년 전 김상진기념사업회 정근우 회장님이 소개해서 알게 된 노래로 손녀뻘인 어린 여자 아유미와 산울림의 맏형 김창완 씨가 주고받는 케미가 너무 자연스럽고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고 있다. 나를 힐링시켜주고 있는 그들이 참 좋고 이렇게 예쁜 노래를 알게 해 준 첫사랑의 아이콘 정 회장님 또한 고맙다.

<너의 의미>

너의 그 한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의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너의 모든 것은 내게로 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네

슬픔은 간이역에 코스모스로 피고

스쳐 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

나 이제 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

널 향해 창을 내리 바람 드는 창을

너의 그 한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의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너의 모든 것은 내게로 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네

슬픔은 간이역에 코스모스로 피고

스쳐 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

나 이제 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

널 향해 창을 내리 바람 드는 창을

슬픔은 간이역에 코스모스로 피고

스쳐 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

나 이제 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

널 향해 창을 내리 바람 드는 창을

너의 그 한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의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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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란 _ 선생은 서둔 야학 시절 야학생과 교사로서 맺은 인연을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며 본회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평택에서 어릴 적 꿈이었던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2019년 서둔 야학 이야기를 엮은 책 『사랑 하나 그리움 둘』을 출간하였고 유튜브 ‘사랑 하나 박애란 TV’ 채널에 서둔 야학 이야기를 연속 제작해서 올릴 예정이다. (aeraniris@naver.com)

Last modified: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