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11:47 오후 142호(2025.11)

[살아가는 이야기]
못 갈데가 없제~!

이정양 사단법인 농업조사전문가협회장, 농학 86

지난번 글에서 올해 하반기 놀 계획으로 7월 12일에 고흥분청문화박물관으로 공연을 보러갔다가 거제도에 놀러가고, 13일에는 전북 순창으로 농활을 가고, 19일과 20일에는 문경 대승사로 템플스테이를 가고, 25일부터 27일까지는 소백산천문대로 은하수탐험대가 되어 은하수를 보러 가고, 29일에는 전남교육감에 뜻이 있는 교육전문가 장관호선생의 고흥군 출판기념회 행사를 치르고, 31일에는 마을회관에서 고령자분들에게 떡갈비를 만들어주는 행사를 보조해야 한다고 했더군요. 어떤 것은 계획대로 진행했고 어떤 것은 포기한 것도 있습니다.

1. 전북 순창 농활 참여

7월 12일에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 재미있는 공연을 보았습니다. 퓨전 국악 등을 감상하고 급하게 거제로 갔습니다. 대부도에서 일을 함께하는 분과 거제도에서 펜션을 하시는 분과 저녁을 함께 하고 비가 오는 정자에서 “사철가”, “강상풍월”, “호남가” 등 판소리 단가 3곡을 불러 재껴 가면서 술을 마셨습니다. 13일 새벽에 정신을 차리고 전북 순창으로 농활을 하러 갔습니다. 가는 길에 통영에 있는 만성복집이 생각나서 아내와 함께 “졸복국”이 아닌 “참복국”으로 먹는 swag1를 했습니다. 애매하게 비가 오는 중에 일을 마치고 밭주인께서 사주신 세상에서 제일 맛난 닭볶음탕을 먹었습니다.

  1. swag는 힙합 뮤지션이 잘난 척을 하거나 으스대는 기분을 표현하는 말로서 언론, 패션 등 여러 분야에서 문화 현상으로 다뤄졌다. ‘스웩’ 또는 ‘스웨그’라고도 표기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스왜그라고 적는다. 본래 스왜그라는 단어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온 말이다. 이 작품에서 스왜그는 ‘건들거리다’, ‘잘난 척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의 분청 추억의 점빵

2. 제2기 전라남도고흥 민관산학 교육협력위원회에 참여

우리 아이들은 모두 학업을 마치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항상 고흥교육이 잘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여러 사람들의 추천이 있어서 위원회에 지원하여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산으로 단합대회를 다녀오기도 하고, 나주로 소통의날 워크숍에도 다녀왔습니다.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부지런히 참여하렵니다.

7월 15일 첫 회의 참석

3.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은하수여행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소백산천문대로 은하수 여행을 가기로 하였지만 24일에 고흥의 하늘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갑계원들과 고흥에서 먼저 은하수를 만끽하였습니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출발하여 경북대학교 약대학장을 하고 있는, 대학교 1학년 때 기숙사 룸메이트로 만난 류광현교수와 김태완교수를 만나 점심과 커피를 얻어 먹고 죽령휴게소로 갔습니다. 그곳에 차를 두고 소백산천문대에서 운영하는 승합차를 타고 소백산천문대에 들어갔습니다. 천문학 강의를 듣고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로 샤워를 하였습니다.

소백산에서도 고흥문화갑계 활동 홍보

다음날은 4시반에 일어나서 연화봉에 올라 일출을 보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죽령휴게소로 내려와서 각자의 차를 이용하여 제천 청풍명월 케이블카를 타고 나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경북 영주의 청솔펜션이라는 곳에 짐을 풀고 부석사 입구로 가서 식사를 먼저하고 부석사에 올라 일몰을 보고 다시 펜션으로 와서 별을 보았습니다. 전날 소백산보다는 감동이 적고 피로가 누적되어서 9시가 조금 넘어서 잠이 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으로 그동안 버킷리스트로 갈망하던 몽골여행은 지워버렸습니다. 다시 어느 좋은 때에 고흥에서 지인들을 모아 은하수를 만끽할 날을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330만원 정도를 모아 33인 정도를 초청하여 별보기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버킷리스트를 하나 다시 끼워 넣었습니다. 고흥에 살아서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 은하수 여행이었습니다.

4. 공주대학교 박용진 교수님 고흥에 오심

7월 31일에 농학과 83학번 선배이신 박용진 공주대학교 교수님께서 고흥으로 오셨습니다. 고흥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향이 나는 조생종벼를 개발중이시랍니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만나 벼가 재배되고 있는 논을 살펴보았고, 저녁에는 즐거운 시간도 가졌습니다.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틀 후에 이형주를 제거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수고비까지 챙겨 주셨답니다.

8월 2일 이형주 제거

5. 크랭크인고흥 시사회

시골에서 제법 북적였습니다.
촬영 동료였던 아내와 친한 척

6월 23일에 첫 수업을 하고, 7월 7일에 “고흥에서 평생을 살아온 노부부의 고흥투어 이야기”라는 시나리오가 채택되어 10명이 단편영화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10명도 다른 영화를 찍었습니다. 더운 여름날에 제법 여러 곳에서 영화를 촬영하였습니다. 고흥분청문화 박물관, 남열리 해수욕장, 우주발사 전망대, 팔영산 치유의숲, 주인공 부부의 집 등에서 열심히 촬영하였습니다. 제목은 마무리 단계에서 “못갈 데가 없제”로 바뀌었습니다. 그중에 많은 일이 있어서 많이 참석하지 못하고, 주인공 부부의 집에서만 잠깐 등장하였습니다. 옆집 아저씨 김씨입니다. 원래의 성 이씨도 아니고, 폭싹 속았수다의 학씨도 아니고 그냥 흔한 김씨 역이었습니다. 아주 자연스럽다는 찬사를 받으며 촬영을 마쳤습니다. 다른 일정이 있어서 전날까지도 참석을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천신만고 끝에 함께 했던 동료들과 마지막 시사회를 함께 하였습니다. 다시 없을 멋진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6. 2025 고흥 블루마린 자전거여행

9월 14일에는 2025 고흥 블루마린 자전거여행 행사 보조 알바를 하였습니다. 저는 스타리아로 참가자들을 따라가며 응급상황을 대처하는 일을 맡았고, 아내는 금의시비공원에서 참가자들에게 유자라면과 유자에이드를 제공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나눔연수원에서 출발

다음은 행사 후에 검색한 기사 내용입니다.

<전남 고흥군은 지난 14일 ‘2025 고흥 블루마린 자전거 여행’이 경기도·수도권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4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고흥의 청정 해안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자전거 여행과 함께 유자 등 지역 특산물과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롭게 구성됐다. 특히 서울·경기권과 충청권 등 외부 관광객이 다수 참가해 고흥의 매력을 직접 체감했다.

참가자들은 마리안느·마가렛 연수원을 출발해 소록대교와 거금대교, 거금도 남·북부 해안도로를 거쳐 다시 연수원으로 돌아오는 약 60km 코스를 완주했다. 코스 내 거금휴게소, 금의시비공원, 김일기념체육관 등 6개 지점에서 진행된 스탬프 랠리를 완주하면 기념 배지와 함께 유자즙, 석류즙, 미역 등 고흥 특산품이 제공돼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유자를 활용한 유자 라면과 유자 에이드가 제공돼 참가자들이 라이딩의 피로를 달래며 고흥의 맛을 즐길 수 있었고, 지역 카페 연계 스탬프 이벤트와 고흥관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입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돼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서울에서 온 한 참가자는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해안도로를 달리며 고흥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고, 자전거 여행지로서의 매력도 새롭게 확인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체류형 관광 기반을 강화해 방문객들이 고흥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흥군은 우주항공, 해양, 웰니스 등 지역 특화 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된 관광 프로그램 개발과 관광 편의 시설 확충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관광객 1천만 명 달성을 목표로 ‘다시 찾고 싶은 매력적인 관광도시 고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7. 고흥 절이도 목장성 걷기

고흥 절이도 목장성 해설판
동네 걷기 플래카드는 아차차

9월 17일에 문화갑계 동네에서 지금은 거금도로 불리는 절이도 목장성을 살펴보기로 하였습니다. 고흥녹동중학교에서 교장으로 퇴직하신 김홍렬선생님께서 주도하여 고흥 역사길 걷기를 진행합니다. 주로 이순신장군과 관련된 길을 걷는데, 이번에는 말을 키우던 목장성과 관련된 곳을 방문했습니다. 모여서 별보기 팸플릿도 공유하고 차를 한잔씩 마시고 비가 그친 사이에 잽싸게 둘러 보았습니다. 마무리는 언제나 맛있는 것을 먹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아구찜이 아니라 복찜으로 하였습니다.

8. 순창 2차 농활

9월 21일에는 순창으로 2차 농활을 다녀왔습니다. 지난번에는 아내와 단둘이 갔었는데, 이번에는 고흥에서 다섯이 함께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블루베리 밭의 풀을 제거하는 일을 하기로 하였으나, 갑자기 가을복숭아 봉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게되었습니다. 원래 복숭아털이 무척 가렵고 따갑게 하는데, 그날은 갑자기 날이 쌀쌀해져서 땀이 나지 않아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농활 후에는 마을회관에서 주민분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순창체육관으로 이동하여 제2회 순창농활 해단식 및 농어촌 기본소득 국가시범사업 유치 순창군민운동본부 발대식에 참석하였습니다.

긴팔 입고, 머리띠 매고, 모자 쓰고

9. 고흥백양중학교 우주항공 교육

전교생이 8명인 고흥백양중학교에서 지난 6월 26일에는 천문학에 대하여, 8월 25일에는 별자리에 대하여, 그리고 마지막으로 9월 29일에는 확대경, 현미경, 망원경에 대하여 강의를 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휴대용선풍기, 별자리판, 조립망원경 등을 선물로 주면서 함께 우주와 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서 좋았습니다. 마지막 시간에는 힘들고 답답할 때에는 가끔 한번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1학년은 없고, 2학년과 3학년이 네명씩이어서 전교생이 8명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4명뿐이냐고 물었더니 내년에는 들어올 학생이 4명이나 있다고 대답하시는 선생님의 얼굴은 참 해맑았습니다. 부디 학교가 폐교되지 않고 계속 8명 이상 유지되기를 바라는 듯하였습니다. 아이들이 한명씩 교육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9월 27일 망원경 이야기

10. 이순신 리더십에서 배우는 충효 교육

9월 16일부터 녹동중학교를 시작으로 12월 10일까지 두시간씩 36번의 수업을 김선호 고흥교육회의대표와 남선현 고흥작가협회대표와 셋이서 나누어서 진행 중입니다. 아이들에게 흥양수군이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의 가장 중요한 병력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서 고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교육입니다. 가장 대하기 힘들다는 중2생들도 제법 재미있어 해서 뿌듯합니다. 저도 점점 이순신 전문가가 되어 가는 듯합니다.

9월 30일 고흥포두중학교 2학년 대상으로 두 번째 수업

11. 25년 가을과 겨울에 놀 계획

10월 12일에는 고흥의 영산 팔영산을 아는 분들과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10월 21일에는 문화갑계 성과공유회 전시를 진행합니다. 별보기 팸플릿과 흥양수군 책자를 전시하고, 영상물을 만들어 공유할 생각입니다. 10월 25일과 26일에는 대불련 전국 86학번 모임을 전북 군산 선유도에서 제가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군산은 초.중.고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라 추억팔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1월 1일과 2일에는 문경에서 농대불교학생회 모임이 있습니다. 11월 8일에는 순천 남승룡 마라톤에 지인이 함께 하자고 합니다. 11월 27일 0시 45분에는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좀 춥긴 하겠지만 보러 가야겠죠? 12월 8일에는 고흥고등학교에 사람책으로 대여됩니다. 고등학생들에게 우주항공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른 재미있는 일을 많이 만들어서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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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양_ 두 차례의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지난해 와포햇살영농조합법인에서 연구부장으로 근무하였고 중 학교 텃밭교육 및 귀농인과 청년농업인 컨설팅을 했다. 종자기술사, 농화학기술사, 시설원예기술사 자격증과 천문지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사단법인 농업조사전문가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ljycby@daum.net)

Last modified: 202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