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10:32 오후 144호(2026.04)

[기고]
원두 없이 버섯으로 만드는 커피를 소개합니다

식품생명공학전공 20학번 김누리(보이지벤처스)

안녕하세요. 저는 식품생명공학전공 20학번 김누리입니다. 2025년도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창업에 전념해 버섯 대체커피 스타트업 ‘보이지벤처스’를 공동창업하여 CTO를 맡고 있습니다. 『선구자』 지면을 빌려 제가 몰두하고 있는 아이템을 간단히 소개드리려 합니다. 저희 팀이 만들고 있는 것은 국내산 느타리버섯을 원료로 한 제로 카페인 대체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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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이 분야에 뛰어든 배경에는 두 가지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먼저, 빠르게 성장하는 디카페인 시장과 그에 비해 여전히 취약한 공급 구조입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디카페인 원두 수입량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며 매해 최고치를 경신해 왔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커피 원두 가격은 계속해서 불안정해지고 있고, 디카페인 원두는 카페인을 제거하는 별도의 특수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결국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원료와 공정 모두에서 공급 구조가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그뿐 아니라 디카페인은 공정 특성상 풍미가 약해지기 쉬워 맛에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임산부, 수면장애를 가진 분들, 카페인에 민감한 분들처럼 커피를 좋아하지만 마음 편히 즐기기 어려운 분들이 여전히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것이 저희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저희가 내놓은 답은 느타리버섯입니다. 로스팅한 느타리버섯의 휘발성 향미 성분 가운데 일부는 커피와 겹치고, 구아닐산에서 오는 감칠맛은 커피의 바디감을 보완해 줍니다. 저희는 버섯을 분말화한 뒤 저온 로스팅으로 이취를 덜어내고 마이야르 반응으로 로스팅 향을 끌어올리는 자체 공정을 개발했습니다. 여기에 GC-MS 기반 향기성분 분석과 AI 향미 프로파일링을 결합하여, 특정 스페셜티 커피의 풍미 지도를 목표로 설정하고 그에 맞는 대체커피 조성을 역설계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커피와 비슷한 무언가’가 아닙니다. 목표한 커피의 향미 프로파일을 보다 정교하게 재현하면서도, 카페인은 없는 새로운 음료 경험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관련 기술에 대해서는 국내 특허 1건을 출원하였고, 추가로 1건의 출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료가 국내에서 연중 재배 가능한 특산물이라는 점은, 기후변화로 흔들리는 세계 커피 공급망 속에서 하나의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는 샘플 제작을 마치고 초기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감사하게도 지난해 ‘2025 산학연협력 EXPO 제품전시회’에서 최우수상인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였고,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해 본격적인 스케일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시선은 단일 제품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카페인, 알코올, 당처럼 소비자가 원치 않는 성분은 줄이되 맛의 즐거움은 남기는 식품 카테고리로 확장하려 합니다. 저희가 쌓고 있는 향미 재현 기술은 그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좌: 대표 최준호, 우: CTO 김누리

현재 대체커피를 위한 별도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CEO를 맡고 있는 최준호 대표가 운영하는 두 곳의 카페(수원 영통구 ‘카페아라’, 아주대학교 앞 ‘모던프루츠’)1를 제품 개발과 관능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으며, 양산과 품질이 안정되는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그전까지는 B2B 납품 문의와 사전 계약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께서는 voyageventures.kr@gmail.com 또는 010-7240-1520으로 연락 주시면 자세히 안내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많은 선배님들의 조언과 도움이 있었습니다. 갈 길을 먼저 걸어 보신 분들의 아낌없는 조언은 저희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직 저희에게는 R&D 인프라 구축, 제품 양산, 납품, 시장 검증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선배님들께 받은 도움을 기억하며, 언젠가는 식품·농업·창업의 길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도 작은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묵묵히 배우고 도전하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주소: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청명로21번길 19,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로 28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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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누리_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식품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20학번 김누리입니다. 현재 제41대 농생대 학생회장으로 재학 중이며, 추후 식품 산업을 선도하는 차세대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학우들과의 소통을 통해 더 나은 농생대를 만들고, 나아가 더 많은 농생대 인재를 통해 농업 분야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miknuri02@snu.ac.kr)

Last modified: 2026-05-25